전체 글(48)
-
노래의 불빛 - 루시드 폴
미선이의 [Drifting]에서 이 흘러나오던 순간의 당혹감, 혹은 [Lucid Fall]에서 이 (다시) 등장했을 때의 황당함이 되살아 났다. 사실 [아름다운 날들]은 어쿠스틱한 편성을 통해 루시드 폴이 취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를 체화시킨 결과물이다. 그래서 갑자기 랩이 튀어나오지 않는 한 당황스러울 필요는 없었지만 , 은 알다시피 너무 노골스러울 정도로 Flaming Lips를 연상시키며 등장한다. 살짝 뭉그러진 드럼과 패드를 지나 등장하는 낮은 목소리만이 이 노래가 루시드 폴의 것임을 증명한다. 물론 투덜거릴 생각은 없다. 어찌됐든 을 통해 루시드 폴이 '덜커덕'거리는 사운드를 만났을 때의 효과를 엿 볼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멜로디는 충분히 친숙하다. 누군가는 꽤나 억울해 하겠지만 이는 결과적..
2012.02.23 -
정준일 - Lo9ve3r4s
Artist :: 정준일 Album :: Lo9ve3r4s 2011. 11. 22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가는 방법 김동률과 이적을 필두로 한 '90년대 고급 가요씬'을 이끌던 뮤지션들이 2011년에도 여전히 같은 포지션을 갖고 대중들에게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현재 진행형의 장인 아티스트들을 가졌다는 축복이기도 하지다. 하지만 동시에 대중음악계의 '황금기'를 계승해 나갈만한 후임들의 부재를 뜻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새로운 씬을 형성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음악보다는 포지셔닝 싸움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정준일은 '홍대 인디 밴드'라는 어떤 시점과 위치에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계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인디씬은 제2의 이문..
2011.12.20 -
우주히피 - On Your Side
Artist : 우주히피 Album : On Your Side 2011. 11. 24 이거참애매합니다잉 조금은 시니컬한 관점에서 "음반 보도자료 해석 사전"을 들춰보자.(물론 이런 건 실제로 존재하진 않는다.) 그 중 '특별히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류의 문장이 들어갈 때에는 대개 정돈되지 않은 앨범의 난잡함을 감추려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시대의 트렌드인 '진심'이나 '위로' 같은 문장이 등장하는 경우는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이 그다지 녹아나지 않은 헛헛한 문장으로 채워진 가사를 포장하려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거기에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아티스트가 참여했다는 사실을 (아무 맥락 없이) 직간접적으로 공표하며 관심을 끄는 경우는...대중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A&R 담당자와 소비자의 알..
2011.12.12 -
라이너스의 담요 - Show Me Love
2003년, 라이너스의 담요가 [Semester]를 발표하며 등장했을 때의 인디씬과 지금의 인디씬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했다. '담요쏭'이 조금씩 사람들을 휘어잡아 갈 즈음의 가장 핫(hot)한 밴드는 피터팬 컴플렉스였고 라디오헤드는 [Hail to the Thief]로 세계를 정복하고 있었다. 록 키드들이야 천국같은 나날이었겠지만 국내 댄스 팝을 제외한 "베갯잇 프렌들리"음악을 갈구하던 이들에게는 지옥같은 나날이었을지도 모른다. La Casa Azul의 지독히도 구하기 힘들었던 앨범으로 위안하던 차에 등장한 라이너스의 담요는,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유희열의 말마따나 "듣고나면 꽉 안아주고 싶은" 음악은 차고 흘러 넘쳐 소강상태에 이르는 수준이 되었다. 타루는 이제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히..
2011.08.15 -
검정치마 -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Artist : 검정치마 Album :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2011. 7. 13 사자≒Let's Buy? 한대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Give me death"라는 와 ”나에게 죽음을 주세요“라는 가사는 100% 다른 가사라고 말했다. ‘해석’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인구 수 만큼의 해석이 뒤따르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적 현상이나 장르적으로 발현되는 가치들은 기계적으로 1:1 맞대응을 시킬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검정치마의 [201]이 처음 발매됐을 때 대중들이 열광했던 이유가 단순히 잘빠지고 ‘가오’를 잡기에 충분할 아이템을 던져줬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201]이 한국 음악씬을 정리할 때 갖는 가장 큰 의의는 스트레이트..
2011.08.15 -
새크리파이스(Sacrifice) - Breed for War
Artist : 새크리파이스(Sacrifice) Album : Breed for War 2011. 6. 2 불휘기픈남간바라매아니뮐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헤비메탈-특히 그 중에서도 (광범위하게)스래시로 대표되는 비타협적 성향의 하위 장르들은 청자에게 친절한 음악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편견에 가까운 이미지만 소비되거나 대중적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탄탄한 씬을 바탕으로 충성스런 팬들의 지지와 함께 라이브 무대를 주 활동범위로 규정되는 이런 밴드들이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살아가는 것은 여러모로 힘겨울 수밖에 없고, 조명이 집중되기도 힘들다. 새크리파이스는 록밴드가 당당한 지위를 갖기 힘든 현재 극단적인 장르를 추구하고 있다. 헤비메탈이 분열되..
201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