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불빛 - 루시드 폴
2012. 2. 23. 20:55ㆍTrack/국내
미선이의 [Drifting]에서 <두번째 세상>이 흘러나오던 순간의 당혹감, 혹은 [Lucid Fall]에서 <Take 1>이 (다시) 등장했을 때의 황당함이 되살아 났다. 사실 [아름다운 날들]은 어쿠스틱한 편성을 통해 루시드 폴이 취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를 체화시킨 결과물이다. 그래서 갑자기 랩이 튀어나오지 않는 한 당황스러울 필요는 없었지만 , <노래의 불빛>은 알다시피 너무 노골스러울 정도로 Flaming Lips를 연상시키며 등장한다. 살짝 뭉그러진 드럼과 패드를 지나 등장하는 낮은 목소리만이 이 노래가 루시드 폴의 것임을 증명한다.
물론 투덜거릴 생각은 없다. 어찌됐든 <노래의 불빛>을 통해 루시드 폴이 '덜커덕'거리는 사운드를 만났을 때의 효과를 엿 볼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멜로디는 충분히 친숙하다. 누군가는 꽤나 억울해 하겠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증명한 뮤지션이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특혜일 뿐이다. 기계적인 가치 판단도 때로는 피곤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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