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의 담요 - Show Me Love

2011. 8. 15. 23:11Track/국내

2003년, 라이너스의 담요가 [Semester]를 발표하며 등장했을 때의 인디씬과 지금의 인디씬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했다. '담요쏭'이 조금씩 사람들을 휘어잡아 갈 즈음의 가장 핫(hot)한 밴드는 피터팬 컴플렉스였고 라디오헤드는 [Hail to the Thief]로 세계를 정복하고 있었다. 록 키드들이야 천국같은 나날이었겠지만 국내 댄스 팝을 제외한 "베갯잇 프렌들리"음악을 갈구하던 이들에게는 지옥같은 나날이었을지도 모른다. La Casa Azul의 지독히도 구하기 힘들었던 앨범으로 위안하던 차에 등장한 라이너스의 담요는,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유희열의 말마따나 "듣고나면 꽉 안아주고 싶은" 음악은 차고 흘러 넘쳐 소강상태에 이르는 수준이 되었다. 타루는 이제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히려고 하는 것 같고 요조는 바닥난 밑천을 훑으며 고심중인 듯 하다. 야광토끼는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갖고 등장했지만 음악은 다르다. 이 와중에 10년만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담요의 음악은 (기계적인 의미가 아닌)복고풍의 향연이다. 정확히 말해서 '한국의 복고'가 아닌 미국의 재즈와 댄스의 향연이 어지럽게 열리던 그 때, 그 곳의 재현이다. 누군가는 심드렁하겠지만, 그들의 음악이 고민없는 음악으로 재편돼 등장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1人으로서 안심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결과물은 팝(pop)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연구가 베이스에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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