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국내(12)
-
노래의 불빛 - 루시드 폴
미선이의 [Drifting]에서 이 흘러나오던 순간의 당혹감, 혹은 [Lucid Fall]에서 이 (다시) 등장했을 때의 황당함이 되살아 났다. 사실 [아름다운 날들]은 어쿠스틱한 편성을 통해 루시드 폴이 취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를 체화시킨 결과물이다. 그래서 갑자기 랩이 튀어나오지 않는 한 당황스러울 필요는 없었지만 , 은 알다시피 너무 노골스러울 정도로 Flaming Lips를 연상시키며 등장한다. 살짝 뭉그러진 드럼과 패드를 지나 등장하는 낮은 목소리만이 이 노래가 루시드 폴의 것임을 증명한다. 물론 투덜거릴 생각은 없다. 어찌됐든 을 통해 루시드 폴이 '덜커덕'거리는 사운드를 만났을 때의 효과를 엿 볼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멜로디는 충분히 친숙하다. 누군가는 꽤나 억울해 하겠지만 이는 결과적..
2012.02.23 -
라이너스의 담요 - Show Me Love
2003년, 라이너스의 담요가 [Semester]를 발표하며 등장했을 때의 인디씬과 지금의 인디씬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했다. '담요쏭'이 조금씩 사람들을 휘어잡아 갈 즈음의 가장 핫(hot)한 밴드는 피터팬 컴플렉스였고 라디오헤드는 [Hail to the Thief]로 세계를 정복하고 있었다. 록 키드들이야 천국같은 나날이었겠지만 국내 댄스 팝을 제외한 "베갯잇 프렌들리"음악을 갈구하던 이들에게는 지옥같은 나날이었을지도 모른다. La Casa Azul의 지독히도 구하기 힘들었던 앨범으로 위안하던 차에 등장한 라이너스의 담요는,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유희열의 말마따나 "듣고나면 꽉 안아주고 싶은" 음악은 차고 흘러 넘쳐 소강상태에 이르는 수준이 되었다. 타루는 이제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히..
2011.08.15 -
CNBLUE - 직감
록은 상업주의에 물들어선 안되는 이 시대의 마지막 첨병인가. 이 질문은 모범답안도 없는 일종의 화두(話頭)이다. 물론 이것은 녹음된 멘트처럼 되풀이되는 "아이돌...점령...음악성..."같은 대답은 의미 없는 공허한 문장이란 것과 동일한 얘기다. 그렇기에 게거품을 물고 음악성 타령을 하거나 쿨하게 이들을 "인정"하는 것도 발전적이지 않다. 다만 이들에게 있어서 한 가지 확실하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부분은, 밴드라는 구성을 가진 그룹이 앨범 레코딩에 있어서 스스로 연주하지 않는 것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에프티 아일랜드처럼 밴드 편성으로 소몰이 발라드를 재현하든, 쉬운 노래를 하든 그건 구매와 차트순위를 통해 대중이 평가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
2011.04.03 -
핸섬피플 - Shall We Dance
이 곡을 두고 '탱자'라고 말하기 힘든 이유는 역시 보컬 테이의 존재감이다. 물론 거창한 정도는 아니지만 라는 노래방 차트 히트송을 보유한 '발라드 가수'의 방향 선회는 여하를 고사하고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테이의 여섯 번째 앨범에 수록된 에서 보여줬던 보컬의 힘빼기는 의외로 (장르의 정통성을 논하기 앞서) '애시드'한 곡과 무난히 어우러진다. 물론 이 융합이 최적의 화학반응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언하는 것은 오버일지 모르나 레퍼런스 장르의 변용('Seven Days in Sunny June'에 대한 언급은 피하도록 하겠다. 솔직히 그런 시비는 좀 촌스럽지 않는가) 에 대외적 이슈가 더해져 재미있는 싱글이 탄생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런 반응의 유통기한은 극히 짧기 때문에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2011.03.21 -
박정현 - 꿈에
#1.'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아이돌이(10대가) 점령한 음악판'/'가창력의 부재'...등의 익숙하면서도 질릴만한 문장들로 점철된 음악판에 대한 평가는 강산이 몇 번을 변해도 정치판에 대한 염증처럼 변하지 않는다. 몇 가지 패턴화된유통과 홍보과정에 기형적으로 기댔던 시절을 지나 음'반'시장이 와해되고 온라인(음지) 유통을 지나 인터넷 음원 유통 기반 시장이 확립될 즈음, 음악의 유통과 인식 과정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이적의 가 무한도전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고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한 것이나 이후로 과거의 곡들이 다시 생명력을 얻는 것은 '실시간 검색어'중심의 문화소비와 소비자들의 변화된 음악에 대한 인식이 융화돼 나온 현상일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
2011.03.08 -
뜨거운 감자 -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겠지만) 세상이 더럽네 혹은 깨끗하네의 사이 혹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논하는 것 만큼 피곤하고 쓰잘데기 없는 짓거리도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는지의 여부가 사람의 인성을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 분노를 상실한 사람은 감정의 종류를 떠나서 어떤 태생적 감정을 상실했다는 측면에서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떠나간 사람이 세상을 얼마나 물결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이 보잘 것 없던 사람일 경우에는 더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작당의 달인의 논리에 휘둘려 있을 것이고 나머지는 아무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어디에선가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 될지 저잣거리 푸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201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