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15)
-
Beady Eye - The Roller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귀환'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든 간에 스매싱 펌킨스의 맥빠진 컴백에 비한다면 실망할 여지는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앨범이 오아시스와는 다른 차원의 영광을 가져다 줄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쉽지 않다. 를 통해 보여지는 건 이들이 Beady Eye가 아닌 노엘이 부재한 Oasis라는 사실이다. 특히 이 싱글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최고 스완 송이었던 의 풍모를 보이며 귀환을 알리고 있다. 여전히 구조는 단단하고, 리암은 목소리를 '뱉어내고' 있으며, 트리플렛 리듬의 곡조는 이전의 스트레이트한 느낌은 주지 않지만 피아노와의 조화는 이 곡을 여전히 좋은(파퓰러) 싱글로 만들어주고 있다. 기대했던 대로 오아시스의 명성을 깎아먹지 않는 것 만으로도 이 곡의 성과는 충..
2011.03.07 -
뜨거운 감자 -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겠지만) 세상이 더럽네 혹은 깨끗하네의 사이 혹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논하는 것 만큼 피곤하고 쓰잘데기 없는 짓거리도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는지의 여부가 사람의 인성을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 분노를 상실한 사람은 감정의 종류를 떠나서 어떤 태생적 감정을 상실했다는 측면에서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떠나간 사람이 세상을 얼마나 물결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이 보잘 것 없던 사람일 경우에는 더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작당의 달인의 논리에 휘둘려 있을 것이고 나머지는 아무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어디에선가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 될지 저잣거리 푸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2011.03.07 -
Strokes - Under Cover of Darkness
스트록스의 음악에 쉽사리 팔짱을 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는 어떤 증명이었을 것이다. 깔끔하고, 듣기 좋으며 말쑥하기까지 한 음악이고 록 밴드로서의 '정통성'을 어느 정도 충실히 이끌고 있는 댄디한 음악이 가진 어떤 껄끄러움의 확증? 아무튼 진정성 타령과 쾌락에의 추구가 항상 같은 방식으로 부딪히는 건 아니지만 혹자의 말 처럼 스트록스에 대한 피드백은 록이 갖는 태도와 지향점에 대한 인식의 혼란이 일어나는 과정임을 명백히 보여줬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싱글에 대해서 그다지 할 말은 없다. 사운드는 어떤 밴드의 트랙들 보다 깔끔하고 명확하며, 분리도까지 언급할 만큼 세련됐다. 팝적인 접근법도 좋고, 밉상인 가사도 잘 어우러졌다. 그런데, 이런 트랙이 더이상 이 땅의 청춘들에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2011.03.03 -
소리헤다 - 별이 빛나는 밤에(Feat. Mad Clown, 강선아 of Downstream)
이런 싱글을 접하게 됐을때 가장 쉬운 감상법은 일렉트릭 사운드가 활개하는 조류에 대해서 몇 글자 언급하고 그에 대한 반작용을 보인 프로듀싱에 박수를 몇 번 쳐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헤다의 비트들이 엄청나게 진보적이라거나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지점은 소리헤다는 몇 가지 괴상한 작법이 '재즈 힙합'이라 통칭되는 상황에서 정통적인 작법을 고수했고 사운드의 질감에 공을 들였다는 노력이 빛나는 순간이 있다는 점이다. Nujabes라는 거대한 산맥으로 흘러나온 줄기로 치부하기 보다는 다양한 공간에 합치될 수 있는 좋은 스무드 재즈 싱글이라 평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물론 비트와 랩의 조화가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던 가리온의 과 같은 순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게..
2011.03.02 -
빅뱅 - TONIGHT
빅뱅에게 있어서 '거짓말'의 히트는 영광이자 족쇄였다. 특히 작법의 측면에서 인상적이고 캐치한 멜로디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만든 강박은 정돈되지 않은 이들(정확히는 GD)의 지향점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부정적인 피드백들은 넘쳐났고, 대중은 창작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요구했다. 에서 정점을 이룬 이러한 반응이 GD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지만 을 통해 이들은 장르적 코스프레를 떠나 이해를 기반한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뻑이가요') 이런 상황에서 빅뱅으로서 내놓아야 할 결과물은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고민은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Tonight'은 5명의 그룹으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을 넘어서는 오버를 배제했다. 하지만 기존의 훅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구성과 ..
2011.03.01 -
국카스텐 - 붉은 밭
혹자는 한국 인디씬의 연성화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 단어가 정확히 어떤 '현상'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겠지만 국카스텐의 음악을 언급하며 사용되는 이 단어는 장르의 집중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던'하지 않은 락의 하위장르들이 옛 영광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락 씬이 유난히 정통성의 재현에 목을 맸던것도 부정할 수 없다. 아무튼 결론만 얘기하자. 국카스텐의 '붉은 밭'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직설적인 기타, 베이스, 드럼의 사운드를 가장 순수한 방식을 통해 밴드 음악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극대화 시켰다는 점이다. '붉은 밭'은 실험적인 태도와 좋은 멜로디, 자유분방한 기운을 내뿜는 좋은 락 싱글의 모습이다.
201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