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 TONIGHT

2011. 3. 1. 03:32Track/국내

빅뱅에게 있어서 '거짓말'의 히트는 영광이자 족쇄였다. 특히 작법의 측면에서 인상적이고 캐치한 멜로디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만든 강박은 정돈되지 않은 이들(정확히는 GD)의 지향점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부정적인 피드백들은 넘쳐났고, 대중은 창작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요구했다. <Heartbreaker>에서 정점을 이룬 이러한 반응이 GD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지만 <GD & TOP>을 통해 이들은 장르적 코스프레를 떠나 이해를 기반한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뻑이가요')

이런 상황에서 빅뱅으로서 내놓아야 할 결과물은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고민은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Tonight'은 5명의 그룹으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을 넘어서는 오버를 배제했다. 하지만 기존의 훅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구성과 질감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노래가 밋밋하다는 이야기와 깻잎 한 장 차이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성공적인 듯 하다. 'Feel Good Inc'를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기타를 통한 브레이크 타임은 대단하지는 않아도 댄스 팝 뮤직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어떤 지향점을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강렬한 이미지의 향연은 아니지만 음악적인 피드백과 트렌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뮤지션으로서의 어떤 욕심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