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 The King of Limbs

2011. 3. 11. 03:15Album/국외

Artist : Radiohead
Album : The King of Limbs
2011. 3. 28

What the hell is this experiment?

질문 하나. 당신은 (1)"라디오헤드의 귀환"을 기다렸는가?(2)"라디오헤드"의 귀환을 기다렸는가?(3)라디오헤드의 "귀환"을 기다렸는가? 말장난 같이 들리겠지만 이 기괴한 음반을 접했을 때의 반응을 토대로 답변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Kid A]를 처음 접했을 때 '록 발라드/브릿팝' 키드들의 아우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가운데 라디오헤드는 또 한번 몇 가지 답변을 요하는 질문과 함께 지난 2월 음원들을 공개했다.

[In Rainbows] 첫 공개 당시 "It's up to you."라는 문장과 함께 등장한 지불 방식(The pay-what you-think-is-fair system)은 단번에 화제를 뿌렸지만 EMI는 이 혁명적인 실험에 베스트 앨범과 컬렉터스 에디션/박스세트 발매라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화답하며 이별을 고했다. 물론 라디오헤드 역시 이후 완벽히 'Independent' 방식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판매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앨범 역시 온라인 판매를 필두로 등장했다.

[The King of Limbs]는 '적당하게' 화두를 던진다. 인터넷의 시대에 음반의 의미를 "Newspaper Edition"을 한 손에 들고 묻고 있으며,지독할 정도의 사운드 쪼개기와 변칙리듬과 실험적 음악을 들고 나왔지만 이번 앨범에 실린 곡은 딱8곡(러닝 타임은 40분을 넘지 않는다)이다. "지루한 작업은 진절머리 난다."는 취지의 코멘트도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도 여전히 캐치하다거나 아름답다는 표현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앨범이 나올 때 마다 하나씩 '엎어버리던' 성향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첫 곡 <Bloom>의 불친절한 드럼 리듬을 들으면 알겠지만 여전히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Morning Mr. Magpie>의 기타와 하이햇의 정신없는 '공간감'까지 겪고 나면 느껴지는 멀미는 <Little By Little>에서의 훅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 되겠지만 <Feral>에서의 리듬의 향연은 모던 록 키드들의 일말의 희망을 접어버리게 만든다.

하지만 [The King of Limbs]의 묘미는 A/B사이드로 양분한 듯한 곡의 배치에 있다. 싱글 <Lotus Flower>를 필두로 진행되는 후반부의 4곡은 앞의 지독한 리듬섹션의 실험은 어느 정도 배제되어있다. 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Codex>는 피아노 코드 위주로 진행되는 '발라드'성향의 곡이고, <Separator>로 마무리 될 때까지 다양한 악기 편성보다는 기본적인 밴드의 편성에 기반해 혼(horn)과 약간의 이펙트가 이들을 뒷받침 하고 있다. (물론 이제는 톰 요크의 보컬 자체가 '실험적'인 수준이 되었지만)

이번 앨범이 생각보다 할 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덜커덕거리는(clatter)' 사운드는 근래의 라디오헤드 사운드의 어떤 시그니쳐가 되었고 [The Bends]의 청명함에서 얼마나 멀어지는가를 언급하는 건 죽은 문장을 생산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In Rainbows]이후로 갈린 호불호의 명확함에 따라 열광하는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고 거부할 사람들은 거부할 앨범임은 틀림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라디오헤드가 매 앨범마다 던지는 화두와 내/외적 실험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들이 "라디오헤드" 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지금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락 씬의 판도를 어떤 방식으로든 뒤엎어버리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움직임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은 "그저 그런 밴드가 예상치 못한 대 히트를 거두고, 명성을 얻은 뒤 그에 기대지 않고 완전히 혁명에 가까운 앨범을 들고 나와 신격화 되고, 또 거기서 180도 변한 모습을 보여 팬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이후에는 시스템을 거부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음악적인 진화를 꾀한다..."는 신화 조차도 이제는 그 옛날의 고전적인 어떤 향수에 가까운 이야기가 되어버린 시대이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질문에 답하자면, 본인은 3번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Track List-
1. Bloom
2. Morning Mr Magpie
3. Little by Little
4. Feral
5. Lotus Flower
6. Codex
7. Give Up the Ghost
8. Sepa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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