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UW - ONE/ONLY

2010. 12. 13. 02:25Album/국내


Artist : UMC/UW
Album : ONE/ONLY
2009. 03. 13

반/합과 반합 사이에서 구축한 'UMC 월드'

[XSLP]이후 한동안 은퇴와 컴백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몇몇 MC와 Hater들에게 씬의 곱등이 취급을 받던 그의 컴백은 예상대로 극단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물론 본인도 1세대 쉴드 따위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을테지만, 그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은 동심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거대한 현상이 되어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강력한 지지도 가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랩 게임'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의 존재와 상대의 존재는 기형적으로 커져있는 것이 작금의 힙합씬이다.

그는 여전히 힙합씬에서 가장 맛 좋은 떡밥인 한국어 라임에 관한 반격부터('다 #') 한국어 랩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만담의 극단('망할: I'm back', '내 돈 어딨냐'), 그리고 먹통 힙합을 벗어나는 몇 가지의 스펙트럼('자영이', 'When I First Kissed You')까지 [ONE/ONLY]는 [XSLP]에서 미처 발화하지 못한 그의 스타일과 곤조가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XSLP]가 '도발'이었다면 [ONE/ONLY]는 '선전포고'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현재 음악씬에서 처한 상황을 드러내는 것 조차 꺼리지 않는다. (컴필레이션 [Blue Brand]의 <쿨하게 헤어지는 방법>의 비트는 원래 UMC가 맡을 계획이었지만 투자자에게 '까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동료 뮤지션들과 지인들에게도 무참하게 '쌩' 당하지만 ('Insane Deegie', 'Rhymer', 'Kebee', 'Hiphopplaya.com')그는 <XS Denied>에서 한 발 나아가 여전히 촛불 시위를 통해 시대를 이야기 하고('Bullets') 사회에 진출하며 겪는 청춘들의 속내를 털어놓으며('98학번') 잔소리까지 시원하게 늘어놓고('Your O.W.N') 씬의 인사들까지 초빙해 자신의 삶과 음악의 방법론을 강변한다.

mp3로 남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느껴졌던 [XSLP]의 비트들과 달리 한층 더 음악은 매끄러워졌고, 반대로 가사는 좀 더 위트있고 공격적인 면모를 확장했으며, 다소 많은 스킷들은 앨범의 흐름을 끊어가며 음악만으로 전달하기 힘든 그의 감성을 극단적으로 들려준다. 이 만담 쇼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그의 '나레이션' 랩핑이 굉장히 웃기다는 점이다. 한동안 힙합씬을 휩쓴 라임과 펀치라인 강박증에 대한 조소, 목동 어딘가의 라임 제왕을 민망하게 만드는 그의 랩은 씬에서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병신같지만 멋있어웃겨.

UMC의 존재 가치를 떠나서 [ONE/ONLY]는 본인의 생존 자체를 신고하기에는 적합한 결과물이다. 찌질함과 배고픔을 무기로 구걸하지 않고, 청자를 양적으로도 만족시키고, 웃겨주며, 고민하게 만든다. 그의 시작과 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자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hater들은 존재하고 아마 그가 음악을 하는 이상에야 끝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텐데 [ONE/ONLY]는 UMC가 가진 패를 모두 써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이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지, 그것은 다음 앨범에서 확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기대라기 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밀덕들이 애용하는 반합이 될 것인지, 흐름을 형성할 하나의 반/합 작용의 비주류적 대안이 될 것인지.

비단 음악씬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A와 A'의 폭력사태 발발 이후 A"로의 합의를 통해 무언가 콩고물이 생겨나는 형태는 발에 치일 정도로 흔한 일이었다. 물론 그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인(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씬을 관통하는 거대하고 탄탄한 최소한의 흐름이 존재한다는, 그런 전제가 있을 때의 얘기다. 그래서 [ONE/ONLY] 는 힙합씬의 왕따이자 호구인 UMC 증명하는 앨범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시대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도 하다. 결론만 있고 전제는 없는 비논리적 상황의 이정표라니. 한국 힙합씬의 가장 큰 모순은 이렇게 드러나고 있다.

-Track List-
1. Evil U 
2. 뭐1 
3. Bullets 
4. Insane Deegie 
5. 98학번 
6. You mean everything to me 
7. 망할: I'm back 
8. 다 # 
9. Rhymer 
10. 자영이 
11. When I first kissed you 
12. Your O.W.N. 
13. Me vs people pt. 1 (feat. JJK) 
14. Kebee 
15. Me vs people pt. 2 (feat. Kebee, The Quiett) 
16. hiphopplaya.com 
17. 내 돈 어딨냐 
18. 해놓고/없었다 
19. 열을 기다리며(A Capella)(*) 
20. 망할: Party Crasher (feat. D.Theo)(*) 
21. You mean everything to me (rmx)(*)
*한정반, 2nd Delivery Edition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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