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 - ÜBerlin

2011. 3. 23. 17:16Track/국외

R.E.M의 신보가 나왔다. 시대를 풍미하며 락 하위장르의 '테크트리'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들의 신보는 언급하기가 난감하다. 장문으로 주절거려봤자 결국 "옛날엔 좋았는데 갈수록..."으로 마치는 뻔한 텍스트의 재생산만 반복될 뿐이기 때문이다.(물론 여기에 '다 그런건 아니다'라는 조건을 일일이 달아주지 않아도 이게 절대 명제가 아니란 건 누구나 알아듣기를 바란다.) [Accelerate] 나 [Around the Sun]같은 근작들이 큰 반향이 없었고, 차라리 베스트앨범 [In Time]의 <Bad Day>를 찾아 듣는게 낫다는 이야기들 속에서 거장들이 취할 수 있는 노선은 많지않았을 것이다. R.E.M은 쓸데없이 판을 엎어버리기 보다는 레고 블록을 해체했다 다시 짜맞추듯 본인들의 커리어에서 정점의 순간들을 노련하게 재조합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이번 앨범 [Collapse into Now]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실험적이지 않은 거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R.E.M의 커리어는 매닉스의 '보수적' 음악 노선이 계속해서 이어지듯 지속되고 있다. 진화, 혹은 변화는 예술의 생명줄이지만 ("Change will save you.")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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